송파에 열린 정원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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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에 열린 정원도시

43년 만에 주민 품으로

서울 송파구 신천근린공원이 재정비와 재단장을 마치고 도심 속 정원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1983년 서울경찰청 산하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장으로 개장한 뒤 시설 노후화로 폐쇄됐던 공간이 43년 만에 주민을 위한 공원으로 돌아온 것이다.

새 단장을 기념한 2026 송파 정원문화축제는 10월 1일부터 2일까지 이틀 동안 송파 함께 가꾸는 정원 도시를 주제로 열렸다. 오랫동안 닫혀 있던 공간을 휴식과 산책, 문화, 놀이, 운동이 어우러지는 생활권 공원으로 되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축제 현장에서는 새롭게 달라진 공원을 둘러보며 감탄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돈된 산책 공간과 다채로운 꽃, 곳곳에 마련된 쉼터가 어우러지면서 공원은 일상 가까이에서 자연과 문화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정원형 복합공간의 모습을 갖췄다.

자연과 문화가 만난 축제

축제는 정원 체험을 비롯한 자연 친화적 프로그램과 문화예술 공연으로 구성됐다. 영국 첼시 플라워 쇼에서 세 차례 금메달을 받은 황지해 정원 디자이너와 정원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콘서트도 마련돼 정원을 가꾸고 누리는 의미를 시민들과 공유했다.

체험 행사가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유아 단체들이 행사장에 차례로 도착했다. 어린이들은 송파 마을정원사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만들기 활동에 참여하고, 부드러운 풀잎을 손으로 만지며 자연을 가까이에서 경험했다. 아이들이 체험을 마친 뒤에는 순서를 기다리던 성인들이 솔방울과 돌멩이 등 자연 소재를 활용한 만들기에 참여했다.

송파구 캐릭터 하하와 호호도 축제장을 찾았다. 어린이들은 캐릭터에게 안기거나 손을 마주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성인들도 함께 사진을 찍으며 축제 분위기를 나눴다. 캐릭터의 등장은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현장에 활기를 더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인근 직장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행사 부스 주변은 체험을 즐기는 방문객들로 분주해졌으며, 공원 곳곳에서는 자연을 바라보며 잠시 쉬거나 간단한 점심을 먹는 모습이 관찰됐다.

정원에서 만나는 책과 시

공원 중앙부의 지붕이 있는 공간에서는 그림책을 활용한 즉석 책 읽기가 진행됐다. 어린이들은 책을 읽어주는 교사의 목소리에 집중했고, 정원 속 독서 공간은 자연과 독서를 함께 경험하는 장소로 기능했다.

인근에는 간이 책꽂이와 빈백이 놓였고 장미로 꾸민 정원도 마련됐다. 책을 고르는 어린이와 교사, 공원을 지나던 주민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머물렀다. 야외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은 신천근린공원이 단순한 녹지를 넘어 생활 속 문화공간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줬다.

축제 기간에는 송파문화원 김현신 문화원장과 송파문인협회 문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시화전도 열렸다. 글과 그림이 가을 정원의 풍경과 어우러지면서 점심시간에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작품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감상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송파구와 주민들의 정원 가꾸기 노력을 담은 사진들도 전시됐다. 송파구는 2025년 서울시 조경상과 정원도시상에서 대상을 받은 데 이어 2026년에도 우수상을 받았다. 전시는 정원도시 조성을 위해 이어온 지역의 변화와 성과를 사진으로 보여줬다.

마을정원사가 가꾼 공원

축제 체험 부스와 공원 곳곳에서는 송파 마을정원사들의 활동이 눈에 띄었다. 신천근린공원에는 지난해부터 양성된 송파 마을정원사 1기부터 4기까지의 손길이 담긴 정원이 조성돼 이들의 솜씨를 보여줬다.

2026년에는 송파 마을정원사 5기와 심화과정반 양성도 진행됐다. 주민이 직접 정원을 돌보고 지역의 녹색 공간을 함께 가꾼다는 축제 주제는 마을정원사의 활동을 통해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공원에는 송파 마을정원사를 양성하는 송파 정원지원센터도 자리한다. 교육을 받은 주민들이 정원 관리에 참여하고, 그 손길이 다시 공원의 경관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주민 참여형 정원도시 정책의 의미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어린이들이 직접 꽃을 심는 체험도 마을정원사들의 도움으로 진행됐다. 작은 손으로 흙을 만지고 꽃을 심는 과정은 어린이들이 식물의 성장과 정원 관리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산책 운동 놀이를 한곳에서

새롭게 단장한 신천근린공원에는 자연 속에서 책을 읽는 야외도서관과 데크 로드로 이어지는 숲속 쉼터가 마련됐다. 청량감을 더하는 안개분수와 이끼정원도 조성됐으며, 길이 365m의 건강 순환길은 일상적인 산책과 가벼운 운동을 돕는다.

어린이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이어졌고, 다목적 운동공간은 주민들의 체력 관리를 위한 장소로 활용됐다. 공원 안에서 독서와 휴식, 놀이와 운동을 모두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의 기능을 폭넓게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공원 곳곳에는 푸른 식물과 여러 색의 꽃이 어우러졌다. 작은 꽃송이들은 녹지 위에 촘촘히 자리했고, 아직 피지 않은 꽃망울도 눈에 띄었다. 데크와 쉼터 주변에는 산책하는 주민과 쉬어 가는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였다.

한낮에도 강한 햇볕을 피할 수 있는 휴식 공간에서는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바로 앞에서는 안개분수가 피어올라 공원에 시원한 분위기를 더했다. 유아들을 태운 이동 수단이 공원을 오가는 모습도 볼 수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이용하는 생활 공원의 면모가 나타났다.

재개장 기념식과 문화공연

신천근린공원 리뉴얼 개장식은 10월 2일 오전 11시에 열렸다. 주민에게 다시 문을 연 공원의 출발을 알리는 기념식수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이번 재개장은 장기간 활용이 어려웠던 공간을 주민 모두에게 개방된 정원형 공원으로 전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같은 날 정오에는 청년 예술가들로 구성된 알레스트링 콰르텟 앙상블의 현악 4중주 공연이 펼쳐졌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산책하던 직장인과 방문객들이 공연장 주변에 모였고, 현악 선율은 정원의 풍경과 어우러져 공원에 문화적 활기를 더했다.

신천근린공원의 변화는 도시의 유휴 공간이 주민의 일상과 연결된 녹색 문화공간으로 다시 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공원을 거니는 어린이와 직장인, 서로 의지하며 산책하는 노부부의 모습은 이 공간이 특정 세대에 머물지 않고 모든 주민에게 열린 장소임을 드러냈다.

도심 가까이 열린 정원

신천근린공원은 서울 지하철 2호선과 8호선 잠실역에서 걸어서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높아 인근 주민은 물론 잠실 일대를 찾는 시민들도 일상적인 산책과 휴식을 위해 이용할 수 있다.

축제가 끝난 뒤에도 공원은 누구에게나 개방된다. 현장에서는 이미 휴식을 취하거나 샌드위치 등 간단한 음식을 가져와 점심을 즐기는 직장인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재개장 직후부터 주민들의 생활 동선 안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43년 만에 돌아온 신천근린공원은 야외도서관, 숲속 쉼터, 안개분수, 이끼정원, 건강 순환길, 어린이놀이터와 다목적 운동공간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주민 참여를 바탕으로 정원을 함께 가꾸고,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을 확대한 이번 변화는 송파구가 추진해 온 정원도시 조성의 성과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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