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인문학 동문, 동행스토어 1호점 개관

희망의 인문학 동문들이 함께 여는 동행스토어 1호점 ‘정담’ 개관

서울역 인근 용산구 후암로에 위치한 ‘정담’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노숙인과 취약계층에게 인문학 수업을 통해 희망과 자존감을 심어주고, 사회 자립의 발판을 마련하는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집밥 음식점이다.

‘정담’은 ‘정이 담긴 진심 어린 이야기’라는 뜻을 담아, 참여자들이 진심을 다해 음식을 준비하며 재기를 향한 의지를 표현한다. 이곳은 서울시 취약계층 창업사업단의 지원 아래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 중 조리 경험이 있는 5명이 운영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실직, 알코올 중독, 사업 실패, 이혼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었으나 인문학을 통해 희망을 품고 가족과의 재결합과 자활기업 독립을 꿈꾸고 있다. 메뉴는 ‘뚝닥뚝닭’(뚝배기 닭볶음탕), ‘토닥토닭’(토마토 닭볶음요리) 등 위로와 응원의 의미를 담아 구성되었다.

창업 전 수료생들은 ‘서계동 청파언덕집’ 자활작업장에서 전문 셰프의 조리 교육과 서울신용보증재단 창업아카데미, 현장 멘토링을 받으며 철저한 준비를 마쳤다. 또한 직접 시장조사를 하며 창업에 필요한 경험을 쌓았다.

16일 오후 12시에는 ‘정담’ 개업을 축하하며 재능기부자, 후원자, ‘희망의 인문학’ 교수와 동기생들이 모여 ‘감사의 식탁’ 행사를 진행했다.

동행스토어 2·3호점 개점 예정

서울시는 올해 초 ‘동행스토어’ 사업을 시작해 ‘희망의 인문학’ 수료자 중 조리사, 바리스타 등 유경험자와 자격증 취득자를 중심으로 공동체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지속 가능한 자립 모델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동행스토어는 참여자가 일정 기간 운영 후 개별 창업으로 독립하면, 새로운 수료자가 그 자리를 이어받아 창업 경험을 쌓는 프로그램이다. 이달 중 영등포보현종합지원센터 입구에 2호점 ‘내 생애 에스프레소’가, 내년 1월에는 서울역 인근에 3호점 뜨개질 카페 ‘이음’이 개점할 예정이다.

희망의 인문학, 자립의 길을 열다

‘희망의 인문학’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485명의 수료생을 배출했으며, 10년간 중단 후 2022년 재개해 올해까지 4년간 2,721명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해 총 7,206명의 동문을 만들어냈다.

서울시는 “약자와의 동행은 도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는 것”이라며, “취약계층이 자립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책을 꾸준히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참여자들의 희망 이야기

한 참여자는 “7~8년 전 자살을 생각하며 세상과 등을 돌렸지만, 희망의 인문학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고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다”며 “인문학 모임 회장을 맡아 식사 준비와 창업의 꿈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이혼 후 두 자녀와 노숙 생활을 거쳐 고시원에서 생활 중이며, 뇌전증과 우울증을 겪었지만 인문학 참여 후 학업을 이어가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며 “창업사업단에 도전하며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