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AI 119 신고 접수 시스템 도입

전국 최초 AI 119 신고 접수 시스템 도입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119 신고 접수 시스템, 이른바 ‘AI 콜봇’을 도입해 긴급 상황에서의 신고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 대형 재난이나 집중호우 등으로 119 신고가 폭주하는 경우에도 통화 대기 없이 신속하게 신고를 접수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서울종합방재센터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AI 콜봇’은 신고자의 음성으로 사고 유형과 위치를 실시간 상담하며, 긴급한 신고는 즉시 접수요원에게 우선 연결한다. 특히 동일 지역에서 유사 신고가 다수 접수될 경우, 화재나 붕괴 등 복합 재난 가능성까지 통합 분석해 조기 위험 감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 지난 3월 시범 운영 시작 이후 4개월간 1만 1,434건의 신고 중 2,250건이 긴급 신고로 분류되어 신속한 대응에 기여했다.

기존 119 신고 시스템은 720개 회선을 보유하고 있으나, 동시 통화가 집중되면 ARS 대기 상태로 전환되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AI 콜봇’ 도입으로 최대 240건의 대기 신고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긴급 상황에서 골든타임 확보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현재 신고 폭주 시에만 운영 중인 ‘AI 콜봇’을 평상시에도 일부 신고 전화에 적용해 ‘AI 기반 재난종합상황정보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도로 침수, 배수 불량 등 단순·반복적인 일상 재난 민원까지 AI가 실시간 지원하는 체계로 확대되며, 2026년 하반기 시범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기에는 AI 응답 내용을 사람이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이중 감시 체계가 운영된다.

이번 ‘AI 콜봇’ 도입은 전국 지자체 중 재난 대응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고영향 AI’ 적용의 첫 사례로, 시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내년 시행 예정인 ‘AI 기본법’에 대비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협력하여 행정서비스 AI의 안전성과 책임성을 평가하는 신뢰성 검증도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이번 ‘AI 콜봇’ 운영을 시작으로 단순 자동화 수준을 넘어 실제 판단과 대응을 수행하는 ‘공공형 생성 AI’를 일반 행정서비스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강옥현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AI가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도구가 된 만큼, 기술의 신뢰성과 시민의 믿음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울시는 AI 기술이 시민 안전 속에서 작동하도록 제도적 기반과 공공 AI 생태계를 조화롭게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