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넓힌 체납 추적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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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넓힌 체납 추적망

반복 업무 줄이고 체납 추적은 정밀하게

서울 강남구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세무행정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고, 체납자의 납부 능력과 경제적 상황에 따라 징수 방식을 달리하는 맞춤형 체납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핵심은 모든 체납자에게 같은 방식을 적용하지 않는 데 있다. 납부 능력이 있는데도 세금을 내지 않는 고의·고소득 체납자는 금융자산과 급여까지 추적하고,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는 생계형 체납자에게는 분할납부 기회를 제공한다.

강남구는 인공지능 기반 체납 보조프로그램을 통해 확보한 행정력을 금융자산과 소득원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반복적인 자료 검색과 정리 시간을 줄인 만큼 담당자는 체납자의 실제 자금 흐름과 징수 가능한 재산을 더욱 세밀하게 살필 수 있게 됐다.

증권사 예수금과 급여채권까지 확인

실제 징수 현장에서도 체납자의 자산과 소득 상태에 따른 대응이 이뤄졌다. 강남구는 6천여만 원을 체납한 한 사업자가 증권사 예수금 계좌에 자금을 보유한 사실을 확인한 뒤 해당 재산을 압류하고 추심했다.

지방세 900여만 원을 납부하지 않은 고소득 직장인에 대해서는 급여채권을 확인했다. 강남구는 곧바로 집행하기보다 사전예고 절차를 거친 뒤 추심에 나섰다. 급여가 생활과 직접 연결되는 소득이라는 점을 고려해 납부할 기회를 먼저 제공한 것이다.

반대로 사업 부진으로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은 소상공인에게는 분할납부를 안내했다. 납부 의사가 있으나 한 번에 세금을 내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체납액을 나누어 낼 수 있도록 한 조치다.

고의 체납에는 추적 범위를 넓히고, 생계형 체납에는 납부 가능성을 열어두는 방식으로 징수의 실효성과 납세자의 현실을 함께 살폈다.

자체 개발한 체납이음이 행정력 확보

맞춤형 징수의 기반에는 강남구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체납 보조프로그램 ‘체납이음’이 있다. 체납이음은 담당자가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했던 체납자료 검색과 조회, 자료 정리, 조사 이력 확인, 후속 조치 관리 등을 효율화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존에는 체납자의 자료를 찾고 조사 내용을 정리하며 다음 조치를 관리하는 과정에 상당한 행정력이 필요했다. 체납이음은 이러한 반복 업무를 줄여 담당자가 금융자산과 소득원 조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도록 돕는다.

프로그램이 체납자료 관련 업무를 보조하면서 담당자는 단순히 압류 건수를 늘리는 데 머물지 않고 실제 징수 가능성이 있는 재산을 선별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금융·소득자료뿐 아니라 기존에 압류된 재산과 먼저 설정된 권리도 함께 검토해 징수 가능성을 판단한다.

제1금융권 넘어 제2금융권으로 확대

그동안 체납자 재산 압류는 시중은행을 비롯한 제1금융권 예금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강남구는 체납이음으로 확보한 행정력을 토대로 재산 확인 범위를 제2금융권과 증권계좌, 급여채권까지 확대했다.

  • 저축은행 예금
  • 새마을금고 예금
  • 지역 농·축협 예금
  • 증권계좌와 증권사 예수금
  • 직장인의 급여채권

조사 범위가 넓어졌지만 확인된 재산을 일괄적으로 압류하는 방식은 아니다. 강남구는 금융자료와 소득자료, 기존 압류재산, 선순위 권리 등을 함께 살펴 실제 징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재산을 선별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압류와 과잉 압류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체납자의 재산이 어디에 있는지 폭넓게 확인하되, 실제 징수 가능성과 권리관계를 함께 따져 집행 대상을 정하는 구조다.

금융·급여 압류액 840억 원

강남구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9월까지 금융·급여 압류액은 8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의 18.3배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실제 징수액은 32억 7천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15.3배 증가했다.

구분2026년 1월부터 9월 실적지난해 대비
금융·급여 압류액840억 원18.3배
실제 징수액32억 7천만 원15.3배

강남구는 압류 자체를 늘리는 것보다 체납자의 자금 흐름을 확인하고 실제 세금 징수로 연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 압류할 수 있는 재산을 찾는 단계에서 끝내지 않고, 해당 재산의 권리관계와 추심 가능성까지 살펴 징수 효과를 높인 것이다.

예금과 급여에 서로 다른 집행 방식

집행 절차는 자산의 성격과 체납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예금과 증권은 체납자가 자금을 인출할 가능성이 있어 사전예고 없이 압류한 뒤 추심한다. 재산을 확인한 이후 집행 전까지 시간이 길어지면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방식이다.

급여채권은 생계와 직접 연결되는 만큼 다른 절차를 적용한다. 강남구는 먼저 체납자에게 압류 가능성을 예고하고 납부상담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자진납부 또는 분할납부 기회를 제공한다.

  1. 급여채권 확인
  2. 압류 사전예고
  3. 납부상담 진행
  4. 자진납부 또는 분할납부 기회 제공
  5. 미납이 이어지면 법에서 정한 범위 안에서 압류

사전 안내와 상담 이후에도 납부하지 않으면 법에서 정한 범위에서 급여를 압류한다. 금융자산에는 신속하게 대응하고, 생계와 연결된 급여에는 상담과 납부 기회를 먼저 부여하는 것이 강남구 체납관리의 구체적인 집행 원칙이다.

서울시 20개 자치구에서도 활용

강남구가 개발한 체납이음은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현재 서울시 20개 자치구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강남구의 체납이음 활용 사례는 서울시 체납징수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강남구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 다른 자치구의 체납업무에도 사용되면서 자료 검색과 조사 이력 관리, 후속 조치 정리 등 반복적인 세무행정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고의 체납은 추적하고 생계형 체납은 지원

김현기 강남구청장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반복 업무를 줄이고, 이렇게 확보한 행정력을 체납자의 상황을 더욱 세밀하게 살피는 데 쓰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납부 능력이 있는데도 세금을 내지 않는 체납은 끝까지 추적하는 한편,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생계형 체납자에게는 분할납부를 비롯한 유연한 방법을 안내해 공정한 세무행정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강남구의 맞춤형 체납관리는 인공지능을 단순 업무 자동화에만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반복 업무에서 줄인 시간을 체납자의 금융자산과 소득원, 납부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투입하고, 확인된 상황에 따라 추적과 납부 지원을 구분해 적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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