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 그루로 잇는 서대문

서울 서대문구가 2030년 상반기까지 나무 30만 그루를 심어 산과 하천, 공원, 생활권을 하나의 녹색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구민 1명당 나무 1그루를 목표로 세운 장기 도시 녹화 사업이다. 단순히 식재 수량을 늘리는 데 머물지 않고 주민이 매일 걷는 거리와 집 가까운 공원까지 녹지와 그늘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대문구는 안산과 인왕산, 백련산, 궁동산, 북한산 등 5개 산과 홍제천, 불광천 등 2개 하천을 품고 있다. 구는 이 같은 자연환경을 도시의 중요한 자산으로 활용해 끊어진 생태축을 잇고 폭염 속에서 주민이 쉬어갈 공간을 생활권 곳곳에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산과 하천을 생활권까지 연결
이번 사업의 핵심은 각각의 나무를 따로 심는 방식이 아니라 공공과 민간의 녹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공공이 조성하는 숲과 공원에 민간 개발 과정에서 확보되는 녹지를 이어 붙이고, 주민과 대학, 기업의 참여를 더해 서대문 전역으로 녹지망을 넓힌다.
주민이 산이나 하천을 찾아가야만 녹지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오가는 거리와 동네 공원에서도 나무와 그늘을 체감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도로변 자투리땅과 고가 하부, 도시구조물 주변의 작은 공간까지 찾아내 식재 공간으로 활용한다.
서대문구가 앞서 발표한 기상청 관측자료에 따르면 8월 3일부터 5일까지 서대문 지역은 사흘 연속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낮은 낮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서울의 고온 지역과 비교한 기온 차이는 최대 4.8도였다. 구는 산림과 하천이 어우러진 환경을 바탕으로 생활권 녹지와 그늘을 더 넓혀 나갈 계획이다.
다섯 분야에 125억 원 투입
프로젝트는 숲길 생태 네트워크 구축, 생활권 공원 녹지 확충, 도심 가로와 하천 녹지축 연결, 민간 녹지 확충, 주민참여 기념식수 등 5개 분야로 추진된다. 녹지 확충과 관련 시설 조성 등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모두 125억 원이다.
| 분야 | 사업비 | 식재 목표 | 주요 내용 |
|---|---|---|---|
| 숲길 생태 네트워크 | 40억 원 | 5만 그루 | 산림 연결성 강화와 등산로 정비 |
| 생활권 공원 녹지 | 34억 원 | 4만 8천 그루 | 근린공원과 휴식·놀이 공간 확충 |
| 가로와 하천 녹지축 | 44억 원 | 6만 2천 그루 | 가로수와 띠녹지, 하천 그늘목 확대 |
| 주민참여형 사업 | 7억 원 | 2만 그루 | 기념식수와 주민 참여 기반 마련 |
| 민간 개발 연계 | 별도 식재 예산 없이 추진 | 12만 그루 | 기부채납 녹지와 의무 조경 활용 |
산마다 특색 있는 숲 조성
숲길 생태 네트워크 분야에는 40억 원을 투입해 5만 그루를 심는다. 안산과 고은산을 잇는 생태연결다리, 인왕산 이음길, 백련산 힐링둘레길 조성과 연계해 숲의 연결성을 높이고 산림 등산로도 정비한다.
산별 환경과 경관을 고려한 특화 수종도 식재한다. 안산에는 산철쭉과 히어리를 심고 북한산에는 개나리와 황매화를 배치한다. 계절에 따라 꽃과 나무의 변화가 드러나는 숲 경관을 조성하려는 계획이다.
산과 산 사이의 생태적 연결을 강화하면서 주민이 이용하는 숲길의 환경도 함께 정비하는 것이 이 분야의 중심 내용이다.
집 가까운 공원에 휴식 공간
생활권 공원 녹지 분야에는 34억 원을 투입하고 나무 4만 8천 그루를 심는다. 백련근린공원의 장기 미집행 공원 보상지에는 활력마당을 조성한다. 복주산근린공원에는 북아현행복교와 자연형 놀이터, 물놀이터 등을 마련한다.
백련근린공원 산림치유센터 조성과 기존 공원의 보수·정비 과정에도 녹지 확충을 연계한다. 주민이 먼 곳까지 이동하지 않아도 가까운 공원에서 쉬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공원별 시설 조성과 수목 식재를 함께 추진함으로써 생활권의 휴식 기능과 녹지 기능을 동시에 강화한다. 나무가 늘어난 공간은 주민이 머물 수 있는 그늘을 제공하고 공원 이용 환경을 개선하는 기반이 된다.
홍제천과 불광천에 그늘목
주민이 매일 오가는 가로와 하천에는 44억 원을 들여 6만 2천 그루를 심는다. 기존 가로수와 띠녹지를 보충하고 부족한 구간에는 녹지를 새로 확충한다.
홍제천과 불광천에는 왕버들과 물푸레나무처럼 그늘을 만드는 나무를 심는다. 벚나무와 수국, 장미 등 계절의 변화를 보여주는 수목도 함께 식재한다. 하천을 따라 걷거나 쉬는 주민이 녹음과 계절 경관을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
고가 하부와 도시구조물 주변에도 녹화를 추진한다. 자녀안심 그린숲과 매력정원 조성 등을 통해 도심 속 식재 공간을 늘리고 폭염과 도시열섬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목표의 40퍼센트는 민간 연계
전체 식재 목표의 40%에 해당하는 12만 그루는 민간 개발사업과 연계해 확보한다. 연희1구역과 홍제3구역 등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조성되는 공원과 녹지의 기부채납, 건축사업에 따른 의무 조경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민간 개발 과정에서 마련되는 녹지를 개별 사업지 안에 머물게 하지 않고 서대문구 전체 녹지망과 연결한다. 이 물량은 구의 별도 식재 예산 없이 확보할 계획이다. 정비사업 협의 과정에서도 녹지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다.
구는 국비와 시비, 기금, 기업 참여 등을 활용해 재정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공공사업과 민간 개발, 외부 재원을 함께 연계해 장기 사업의 실행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주민이 직접 심고 가꾸는 나무
주민 참여형 사업에는 7억 원을 투입해 2만 그루를 심는다. 1가구 1나무 기념식수를 통해 출생과 결혼, 입학 등 개인과 가족의 의미 있는 사연을 담은 나무를 심고 표찰을 부착한다.
서대문구가 양성한 전문 마을정원사는 식재 현장에서 기술 지도를 맡는다. 주민 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온라인 접수 시스템도 구축한다. 식재 이후에도 주민이 나무를 가꾸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관내 대학과 지역 단체의 참여도 사업에 연계한다. 지역 기업과는 ESG 사회공헌을 통한 기업 참여형 숲 조성을 협의하고 있다. 주민과 대학, 기업이 함께 도시의 녹지를 넓히고 관리하는 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다.
점으로 심은 나무를 녹지망으로
북한산 실락어린이공원 인근에서 열린 서대문구 30만 그루 나무심기 기념 행사에서는 박운기 서대문구청장과 참가자들이 직접 나무를 심었다. 기념 표지를 공개한 뒤 참석자들이 박수를 보내는 가운데 도시숲 조성의 출발 의미를 공유했다.
박운기 서대문구청장은 30만 그루를 각각의 점으로 심는 데 그치지 않고 산과 하천, 생활권을 촘촘하게 연결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주민이 매일 걷는 길과 쉬어가는 장소에서 그늘과 숲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산림과 하천의 녹지를 주민의 일상 공간으로 확장하고, 공공과 민간의 식재를 하나의 도시 녹지망으로 연결하는 장기 계획이다. 서대문구는 2030년 상반기까지 30만 그루 식재를 추진하며 생활권 곳곳의 녹지와 휴식 공간을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