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낸 세금 먼저 돌려준다

이중납부 2071건 전수 점검
서울 강남구가 개인지방소득세를 두 번 내고도 이를 알지 못해 환급받지 못한 납세자를 선제적으로 찾아 나섰다. 납세자가 직접 오류를 확인해 환급을 요구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행정기관이 의심 자료를 점검해 권리를 보호하는 적극적인 세정 조치다.
강남구는 2025년부터 2026년 8월까지 발생한 개인지방소득세 이중납부 의심자료 2,071건을 전수 조사했다. 조사 결과 139명에게 부과된 세금 가운데 총 1억 6,775만 4천 원이 환급 또는 부과취소 대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치는 납세자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중복 납부까지 행정이 먼저 찾아 바로잡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강남구는 환급과 부과취소에 그치지 않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신고 시스템과 납부 방식의 개선도 추진할 방침이다.
개인지방소득세 이중납부가 생기는 이유
개인지방소득세는 납세자가 직접 신고하고 납부하는 세금이다. 사업소득과 근로소득, 이자소득, 배당소득 등에 부과되는 종합소득분과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을 양도해 발생한 소득에 부과되는 양도소득분으로 구분된다.
직접 신고하고 납부하는 과정에서는 이미 낸 세금을 착오로 다시 내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납세자가 고지서를 받기 전에 세금을 먼저 신고·납부했지만 이후 도착한 고지서에 따라 다시 납부하거나, 고지서로 납부한 뒤 별도로 신고해 같은 세금을 한 차례 더 내는 경우다.
세무대리인이 신고와 납부 업무를 처리했을 때는 납세자가 실제 납부 과정을 모두 확인하기 어려워 이중납부 사실을 즉시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납세자의 확인만으로 중복 납부를 가려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139명에게 1억6775만 원 확인
강남구는 2026년 1월부터 9월까지 세무시스템에서 같은 연도에 여러 차례 납부된 자료를 선별한 뒤 실제 과세 내역과 건별로 대조했다. 조사 대상은 2025년 자료 1,442건과 2026년 1월부터 8월까지의 자료 629건을 합한 총 2,071건이었다.
| 구분 | 대상 인원 | 환급·부과취소 금액 |
|---|---|---|
| 종합소득분 | 112명 | 1억 884만 4천 원 |
| 양도소득분 | 27명 | 5,891만 원 |
| 합계 | 139명 | 1억 6,775만 4천 원 |
전수 점검 결과 종합소득분에서는 112명에게 1억 884만 4천 원, 양도소득분에서는 27명에게 5,891만 원을 환급하거나 부과를 취소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대상은 139명이며 금액은 1억 6,775만 4천 원이다.
여러 차례 납부된 기록을 단순 집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실제 과세 내역과 하나씩 대조함으로써 환급과 부과취소 대상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늦은 전산 반영이 중복 납부로
강남구는 전수 조사와 함께 이중납부가 발생하는 원인도 분석했다.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실제 납부 사실이 세무 전산에 늦게 반영되는 문제였다.
일부 금융기관이나 세무대리인이 수기 납부서를 사용하면 납부를 마친 뒤 해당 내용이 전산시스템에 입력될 때까지 한 달 이상 걸릴 수 있다. 이 기간에는 실제로 세금을 냈더라도 전산상 미납으로 처리될 수 있다. 그 결과 다시 고지서가 발송되거나 납세자가 납부 여부를 잘못 판단해 같은 세금을 한 번 더 낼 수 있다.
수기 영수증의 내용을 다시 전산에 입력해야 하는 절차도 행정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전산 반영이 지연되는 데다 입력 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가능성도 있어, 전자 신고·납부가 일반화된 현재의 환경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 강남구의 판단이다.
수기 납부서 폐지 정부 건의
강남구는 중복 납부를 줄이기 위해 수기 납부서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전산 반영이 늦고 오류 가능성이 있는 수기 방식을 정비해 납세자가 같은 세금을 다시 내는 일을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수기 납부서가 폐지되면 실제 납부 내용과 전산 기록 사이의 시간 차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기 영수증을 별도로 전산에 입력하는 과정도 줄어 행정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 연도 신고 과정도 개선 추진
개인지방소득세는 납세자가 직접 신고·납부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과거 연도의 신고가 빠진 경우에는 구청이 과세자료를 확인하고 납부할 세액을 계산해 고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도 이중납부가 발생할 수 있다. 납세자가 구청의 과세와 고지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신고 시스템에서 과거 신고 기록이 없다는 점만 확인하고 기한 후 신고와 납부를 진행하면, 이미 고지된 세금과 같은 세금을 다시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는 과거 연도 신고 기록이 없을 때 납세자가 곧바로 기한 후 신고를 진행하지 않고 과세관청에 관련 내용을 먼저 확인할 수 있도록 신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안도 건의할 예정이다. 신고 기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납부하는 일을 막아 납세자의 혼선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반기마다 의심자료 전수 조사
강남구는 이번 조사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반기마다 개인지방소득세 이중납부 의심자료를 전수 조사할 계획이다. 과세자료가 갈수록 복잡해지는 상황에 대비해 관련 업무를 맡은 담당자 교육도 강화한다.
정기적인 점검 체계가 자리 잡으면 납세자가 오류를 직접 찾아 환급을 요청해야 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행정기관이 먼저 이상 납부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금액을 돌려주는 세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현기 강남구청장은 납세자가 알지 못한 이중납부까지 행정이 먼저 찾아 돌려주는 것은 납세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수 조사에 머물지 않고 제도 개선을 함께 추진해 신뢰받는 세정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