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공원 숲놀이 대잔치

가을 햇살 아래 아이와 부모가 숲의 생명과 놀이를 함께 경험한 가족 축제가 오금공원에서 펼쳐졌다.
2026년 10월 24일 오전 10시, 서울 오금공원에서 제13회 유아 숲 가족 축제가 열렸다. 숲 앤 휴 협동조합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유아와 가족 등 300명이 참여했다. 행사는 지하철 3·5호선 오금역과 5호선 개롱역 사이에 자리한 오금공원 관리사무소 옆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행사장 주변에는 아이들이 숲에서 흙과 봄꽃, 나무, 감자 등을 만나고 봄부터 가을까지 자연과 함께한 모습을 담은 사진 패널이 전시됐다. 가족들은 사진을 차례로 살펴보며 체험을 기다렸고, 중앙광장에는 흥겨운 음악이 이어져 축제의 활기를 더했다.
마술과 체조로 연 축제
일찍 도착한 가족들을 위해 행사 시작 전 마술 공연이 마련됐다. 마술사가 종이봉투에 풍선을 넣고 흔든 뒤 강아지 모양 풍선을 꺼내자 아이들의 환호가 터졌다. 무대로 나온 한 어린이가 장난감을 기다렸다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의 웃음이 이어졌다.
커다란 비눗방울 안에 직접 들어가 보는 체험도 진행됐다. 둥근 비눗방울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작은 비눗방울들이 공중으로 떠오르자 아이들은 손을 뻗으며 뒤를 따랐다. 처음에는 서로 낯설어하던 가족들도 마술과 비눗방울을 함께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긴장을 풀었다.
본격적인 숲 활동에 앞서 안전교육과 준비 체조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안내에 따라 안전수칙을 확인한 뒤 노래에 맞춰 어깨와 허리, 무릎을 움직이며 몸을 풀었다. 이후 가족들은 담당 진행자를 따라 팀별 체험 장소로 이동했다.
축제는 단순한 부스 관람에 그치지 않고 다도, 해먹, 숲 놀이터를 포함한 모두 11개 테마로 구성됐다. 자연물을 관찰하고 손으로 만지며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 고르게 배치돼 유아와 보호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오동나무에 담은 지역 이야기
오금공원과 지역의 이야기는 체험 프로그램에도 반영됐다. 오금동이라는 이름은 이 일대에 오동나무가 많았고 거문고를 만드는 장인들이 살았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행사에서는 이러한 이야기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미술 놀이로 풀어냈다.
오동나무 예술 놀이터에서는 벽면에 마련된 오동나무 그림에 어떤 생물이 살면 좋을지 상상해 보는 활동이 진행됐다. 아이들은 동물과 곤충 카드를 고른 뒤 색칠하고 나무 위에 붙였다. 처음에는 빈 공간이 많았던 오동나무가 다양한 생물 카드로 채워지면서 한층 풍성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완성된 나무 앞에서는 자신이 붙인 동물과 곤충을 찾아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가까운 부스에는 솔방울을 활용한 저글링 놀이도 마련돼 숲에서 만날 수 있는 자연물이 재미있는 놀잇감으로 활용됐다.
나무와 열매로 즐긴 손놀이
편백나무 목재 놀이에서는 편백나무 조각을 하얀 양말 안에 넣고 귀와 눈을 붙인 뒤 얼굴을 그려 고양이 모양 인형을 만들었다. 아이들은 준비된 재료를 하나씩 골라 저마다 다른 표정의 인형을 완성했다. 체험 공간에는 편백나무 특유의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
칠엽수 열매 옮기기는 달걀판과 열매를 이용한 놀이였다. 밤과 비슷하게 생긴 칠엽수 열매를 색칠한 달걀판 맨 위 칸에 놓고, 판을 위로 튕겨 아래 칸으로 차례차례 옮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이들은 열매의 움직임을 살피며 여러 번 도전했고, 보호자와 힘을 맞춰 과제를 수행하기도 했다.
도토리 모자 찾기에서는 나무 열매에 어울리는 각두를 골라 씌웠다. 각두가 떨어진 열매와 알맞은 모양을 비교해야 하는 만큼 자연물을 자세히 관찰하는 과정이 놀이에 자연스럽게 포함됐다. 활동을 마친 뒤에는 열매를 나무에 걸린 곰과 토끼 등 동물 그림의 입에 먹이처럼 넣어주는 체험이 이어졌다.
가족이 함께 만든 작은 정원
우리 가족 디쉬 가든에서는 하얀 화분을 그림으로 꾸민 뒤 흙을 채우고 다육식물을 심었다. 아이들은 진행자의 설명을 들으며 화분을 장식하고 식물을 조심스럽게 옮겨 심었다. 보호자들은 흙을 담거나 식물이 넘어지지 않도록 잡아주며 체험을 함께했다.
완성된 화분은 가족이 직접 꾸민 작은 정원이 됐다. 그림과 색깔, 식물의 배치가 모두 달라 같은 재료를 활용하고도 각각 다른 결과물이 나왔다. 아이들이 흙과 식물을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직접 돌볼 대상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자연과 일상을 잇는 체험으로 진행됐다.
우리 가족 정원 사진관에는 알록달록한 풍선 장식과 가을 분위기의 배경이 마련됐다. 가족들은 체험 진행자의 도움을 받아 함께 사진을 남겼다. 숲 체험에 참여한 가족의 한때를 기록하는 공간인 만큼 부모와 아이가 나란히 서서 웃는 모습이 이어졌다.
숲속에서 울린 작은 음악회
숲 안쪽에서는 FUN한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나무에 매달린 플라스틱과 나무 조각, 냄비 등 여러 재료를 두드리면 서로 다른 타악기 소리가 났다. 아이들은 도구에 따라 달라지는 소리를 확인하며 자유롭게 리듬을 만들었다.
맑고 높은 소리와 묵직한 울림이 숲속에서 잇따라 퍼졌다. 정해진 악보를 따라가기보다는 주변 물건을 직접 두드리며 소리를 발견하는 방식이어서 어린 참가자도 어렵지 않게 참여했다. 여러 아이의 연주가 겹치면서 체험 장소는 이름 그대로 작은 음악회 무대가 됐다.
차를 마시며 익힌 다도 예절
가을의 향기 마시기 프로그램에서는 아이들이 보호자와 진행자의 도움을 받아 다도 예절을 배웠다. 참가자들은 준비된 차와 약과를 맛보며 가을 숲에서 차분한 시간을 보냈다.
활동적인 놀이가 이어진 행사장에서 다도 공간은 잠시 호흡을 고르는 장소가 됐다. 아이들은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차를 대하는 순서를 익혔다. 가족이 마주 앉아 차와 간식을 나누는 동안 주변에는 여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됐다.
안전을 고려한 밧줄 놀이터
잣나무숲 밧줄 놀이터에는 전문가가 설치한 해먹과 그네, 밧줄 놀이 시설이 마련됐다. 아이들은 해먹에 누워 숲을 바라보거나 그네를 탔고, 밧줄을 붙잡은 채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활동에도 참여했다.
밧줄을 잡고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구간에서는 진행자와 보호자가 가까이에서 아이들의 움직임을 살폈다. 한쪽에서는 도토리를 발견한 어린이가 다람쥐처럼 먹는 흉내를 내는 모습도 보였다. 숲에서 찾은 자연물이 아이들의 상상 놀이로 이어지는 장면이었다.
안전을 고려한 시설과 안내 속에서 아이들은 몸의 균형을 익히고 숲을 놀이 공간으로 경험했다. 해먹에서 쉬는 활동과 밧줄을 건너는 움직임이 함께 구성돼 참가자들은 자신의 흥미와 수준에 맞춰 체험을 선택할 수 있었다.
곤충과 열매를 가까이에서 관찰
곤충·열매 전시회에서는 설명문과 함께 여러 곤충과 열매를 살펴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전시물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생김새와 특징을 비교했다.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직접 만져보는 체험도 진행됐다.
처음에는 애벌레를 조심스럽게 바라보던 아이들도 진행자의 안내를 들은 뒤 손을 내밀었다. 눈으로만 보던 곤충을 가까이에서 접하면서 호기심을 드러내는 모습이 이어졌다. 자연물 미술과 열매 놀이, 곤충 관찰이 한자리에서 연결돼 숲의 다양한 생명과 형태를 경험하도록 구성됐다.
오감으로 만난 가을 숲
행사 프로그램은 숲 앤 휴 협동조합과 솔이자연사랑 관계자들이 준비했다. 각 부스에서는 아이들이 자연물을 보고 만지고 향을 맡고 소리를 들으며 움직일 수 있도록 활동이 진행됐다.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을 고려한 서울형 정원 처방의 취지도 프로그램에 담겼다.
체험을 마친 가족들은 설문에 참여한 뒤 약과를 받으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행사장을 나서는 과정에서는 재미있었다거나 참석하길 잘했다는 반응, 진행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13회 유아 숲 가족 축제는 아이들이 자연을 학습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놀고 쉬며 교감하는 생활 속 공간으로 만나는 자리였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오동나무 이야기를 듣고, 식물을 심고, 열매와 곤충을 관찰하면서 오금공원의 가을 풍경은 가족 공동의 경험으로 채워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