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릉 역사가 거리로

세계유산의 가치를 일상으로 넓히다
서울 강남구가 세계문화유산인 선릉과 정릉의 역사적 가치를 주변 거리와 주민의 일상으로 확장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강남구의 선정릉 헤리티지 브랜드 경험 디자인은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에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원장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공모전이다. 일상의 공간을 더욱 편리하고 가치 있게 변화시킨 공공디자인 우수 사례를 발굴해 시상한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빌딩이 밀집한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선정릉의 역사와 자연을 능역 내부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둘레길과 주변 거리까지 자연스럽게 이어낸 데 있다. 시민이 길을 걷거나 벤치에서 쉬는 평범한 순간에도 세계유산의 의미를 접할 수 있도록 공간과 콘텐츠를 하나의 흐름으로 구성했다.
상징 디자인으로 연결한 역사문화거리
강남구는 선정릉을 나타내는 상징 디자인을 안내표지와 벤치, 조명 등 거리 시설물에 일관되게 적용했다. 여기에 향과 음악, 산책 안내, 기념품을 결합해 역사문화유산을 시각뿐 아니라 여러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시설물을 단순히 새로 정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문화유산을 시민이 걷고 머물며 체험하는 일상 공간으로 풀어낸 점이 이번 수상의 주요 성과로 평가됐다. 같은 상징체계를 거리 시설물과 체험 콘텐츠 전반에 적용해 공간 전체가 하나의 정체성을 갖도록 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선정릉의 상징 디자인에는 성종과 정현왕후, 중종의 세 능과 오랜 세월 축적된 역사가 담겼다. 세 능과 시간의 흐름은 겹겹이 이어지는 곡선으로 표현했다. 전통 기와와 능선에서 착안한 곡선, 홍살문을 떠올리게 하는 붉은색을 안내시설과 벤치 등에 반영해 둘레길 전반에 통일감을 더했다.
총 2.1㎞에 이르는 역사문화거리에는 상징 사인과 입구 안내사인, 벤치, 바닥 요소, 야간조명 등 모두 17개 시설물이 설치됐다. 낮에는 역사문화거리의 형태와 색채가 주변 경관과 이어지고, 밤에는 조명이 길의 흐름과 주요 시설물을 드러내며 선정릉 일대의 정돈된 야간경관을 형성한다.
향음보물로 만나는 선정릉
선정릉의 가치를 주민과 방문객이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향음보물 콘텐츠도 개발됐다. 향과 소리, 음성 안내, 기념품을 각각 선정릉의 역사와 자연에 연결한 체험형 콘텐츠다.
| 구분 | 내용 |
|---|---|
| 향 | 선정릉 사계절 숲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든 향 |
| 음 | 선정릉 자연의 분위기를 담아 제작한 음악 |
| 보 | 둘레길을 걸으며 건축과 생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음성 안내 |
| 물 | 왕릉의 석호와 석마, 석양 및 전통 건축 요소를 활용한 기념품 |
이 가운데 향은 선정릉 숲의 계절감을 감각적으로 전달하고, 음악은 자연이 지닌 분위기를 소리로 풀어냈다. 음성 안내는 둘레길을 따라 걸으며 선정릉의 건축과 생태에 관한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기념품에는 왕릉을 이루는 석호와 석마, 석양을 비롯해 전통 건축에서 가져온 요소가 활용됐다.
거리의 시설물과 체험 콘텐츠가 하나의 상징체계 아래 연결되면서 선정릉은 보존의 대상인 세계유산을 넘어 시민의 일상과 만나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확장됐다. 역사와 자연, 공공디자인을 함께 엮어 주민과 방문객이 가까운 거리에서 문화유산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강남의 역사문화 자원 새롭게 조명
김현기 강남구청장은 선정릉을 주민과 방문객이 일상 속에서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기울인 노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강남 곳곳에 있는 역사문화 자원의 가치를 새롭게 살려 시민이 일상에서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도시 공간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상은 강남구가 선정릉의 고유한 역사성과 자연환경을 공공디자인으로 연결하고, 세계유산의 가치를 거리와 생활공간까지 넓힌 결과다. 선정릉 역사문화거리는 상징 디자인과 안내시설, 휴게시설, 야간조명, 감각형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공공디자인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